캠프 첫날에 불펜 피칭을? 삼성 외국인 듀오, “준비 잘해왔다, 제구 인상적” - 2024. 2. 2
정민태 삼성 라이온즈 투수 코치가 외국인 투수들에게 주문한 불펜 투구 개수는 20개. 하지만 데니 레예스가 통역 매니저를 통해 30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코너 시볼드 역시 조용히 30개를 던졌다. 캠프 첫날에 실시한 이례적인 불펜 피칭, 이들을 지켜보던 정민태 코치와 박진만 삼성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코너와 레예스는 1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 위치한 아카마 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구속은 측정하지 않았고, 코너는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슬라이더를, 레예스는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 스위퍼, 커브, 체인지업 등 자신들이 던질 수 있는 구종을 모두 선보이며 감각을 조율했다. 매 투구 “굿 볼!”이라는 불펜 포수들의 탄성도 이어졌다.
전날 이들의 캐치볼과 이튿날 불펜 피칭까지 지켜본 정민태 코치는 “군더더기 없는 투구를 한다. 제구력이 좋은 것 같다. 변화구가 좋다는 것도 확인했다”라면서 “아직 첫 피칭이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실전에서 통할 수 있을지는 향후 연습 게임에서 던지는 모습을 봐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 역시 “제구가 안정적이여서 기대가 된다”라고 덧붙였답니다.
캠프 첫날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불펜 피칭은 다소 이례적이다. 아무리 빨라도 캠프 두 번째 텀이나 2주차에 불펜 피칭을 소화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삼성의 외국인 투수들은 캠프 첫날에 이를 소화했다. 그만큼 비시즌 동안 몸을 잘 만들어왔다는 증거다. 박진만 감독은 “오자마자 불펜 피칭하는 모습 보고 놀랐다”라고 말할 정도. 정민태 코치는 “우리가 캠프 세 번째 텀부터 연습경기가 있다. 이를 고려한다면 (불펜 투구 일정이) 빠른 건 아니다. 비시즌 동안 몸을 잘 만들어와서 큰 문제가 될 건 없다”라고 말했다.
불펜 피칭을 마친 레예스는 “비시즌 동안 집에서 훈련을 잘 해왔다. (컨디션에 자신감이 있어서) 20개는 너무 적다고 생각해 30개를 던지겠다고 코치님께 말했다”라면서 “삼성에서 첫 불펜 피칭이라 기분이 너무 좋았다. 시즌 전까지 점차 컨디션을 늘려가면서 잘 준비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코너 역시 “전반적으로 (불펜 피칭 내용이) 너무 좋았다. 언제를 목표로 몸을 만들어야 할지 잘 몰라서 캠프 전까지 최대한 몸을 빨리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몸을 잘 끌어 올려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답니다.
2023시즌 후 외국인 투수 교체를 단행한 삼성은 코너 시볼드를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연봉 80만,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영입했다. 당시 삼성은 “평균 직구 구속 150km대의 직구와 함께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의 완성도 높은 변화구를 구사한다. 스트라이크 존 좌우 활용도가 우수해 강력한 구위와 안정적인 제구력이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후 기존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과 재계약 협상을 벌이던 삼성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새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를 영입했다. 총 8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에 삼성과 계약을 맺은 레예스는 영입 당시 “최고 구속 150km대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며 로봇심판에 최적화된 투심 또한 수준급으로 구사한다”는 구단의 평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
‘개막시리즈 동반 QS’ 삼성 뉴 원투펀치 코너-레예스 대박 예감! - 2024. 3. 24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 4년간(2020~2023년) 에이스로 활약한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5·필라델피아 필리스)과 작별했다. 2022시즌 30경기에서 6승8패, 평균자책점(ERA) 2.49의 활약을 펼치고 재계약했던 앨버트 수아레즈(35·볼티모어 오리올스)도 지난해 중반 부상으로 교체한 까닭에 외국인투수 2명을 모두 새 얼굴로 채워야 했다.
삼성이 심사숙고 끝에 데려온 새 원투펀치는 코너 시볼드(28·등록명 코너)와 데니 레예스(28)였다. 코너는 신규 외국인선수 몸값 상한선(100만 달러)을 꽉 채웠고, 레예스에게도 80만 달러를 안겼다. 계약 총액에 이들을 향한 기대치가 녹아있답니다.
시범경기 때는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코너는 2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ERA 7.00(9이닝 7자책점)을 기록했고, 4사구를 7개나 내주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레예스는 2경기에서 1승1패, ERA 3.38(10.2이닝 4자책점)로 그나마 나았지만, ‘뷰캐넌의 대체자’라는 타이틀은 어깨를 무겁게 하는 요소였다. 특히 시범경기 첫 등판(12일 LG 트윈스전)에서 타자일순으로 집중타를 얻어맞는 등 고전하자 물음표가 커졌다.
다행히 두 외국인투수의 정규시즌 출발은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코너는 개막전인 23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4안타 1홈런 무4사구 8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팀의 6-2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코너는) 우리 팀의 1선발이고 경험도 풍부하다”며 “시범경기 때는 구종을 개발하는 과정이었기에 정규시즌을 시작하면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다는 믿음이 컸다”고 밝혔습니다.
24일에는 레예스가 존재감을 뽐냈다. 6이닝 동안 84구를 던지며 6안타 1사구 2탈삼진 1실점 호투로 팀의 11-8 승리를 이끌고 첫 승까지 챙겼다. 최고 구속 148㎞의 직구와 커터, 투심패스트볼, 스위퍼,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활용해 KT 타선을 틀어막았다. 수비 시 적극적으로 타구를 쫓으며 야수들의 부담을 줄이는 등 팀플레이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레예스가 5회까지 1점만 주고 버티자(4-1 리드) 삼성 타선은 6회부터 8회까지 7점을 몰아치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줬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잇따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힘입어 삼성도 개막 2연승으로 콧노래를 불렀답니다.
올 시즌 전체를 봐도 코너와 레예스의 활약은 매우 중요하다. 삼성은 확실한 국내 선발투수 원태인이 뒤를 받치고 있는 데다, 프리에이전트(FA) 김재윤과 임창민의 영입으로 뒷문까지 한결 강해졌다. 박 감독도 “확실히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기대했던 만큼만 던져주면 시즌 운용이 편해지는 구조다. 일단 출발은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