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하 광부
221시간 만에 돌아온 기적의 사나이 이야기!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매몰 사고 열흘째인 11월 4일 밤 고립 221시간 만에 선산부(작업 반장) 박정하(62·강원도 정선 고한읍)씨와 후산부(보조 작업자) 박모(56)씨가 살아 돌아왔다. 이태원 압사 사고로 충격과 실의에 빠져 있던 국민들에게 두 사람의 생환(生還) 소식은 마치 ‘내 부모, 내 자식’이 돌아온 것과 같았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기적이라 했답니다.


10월 26일 경북 봉화군의 한 아연 광산. 갑작스러운 매몰로 지하 190m 갱도는 암흑 천지였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두 사람은 출구를 찾기 위해 막힌 갱도를 살폈다. 그러나 토사(土砂)와 암석뿐이었다.
 
‘살고 싶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괭이를 들었다. 10m 정도 파 나갔지만 더는 어려웠다. 화약 20여 개를 꺼냈다. 두 번에 나눠 발파도 시도했지만 꿈쩍도 안 했습니다.
 
누가 희망은 ‘선택’이라고 했던가. 자신의 앞날이 훤하기 때문에 희망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희망을 가질 때 앞날이 훤해온다. 그는 이 희망으로 순간순간을 버텼다. 낙담할 수 없었다. 우선 쉴 만한 곳을 찾았다. 좀 넓은 공간에 이르자 비닐로 얼기설기 텐트를 쳤다. 모닥불을 피워 몸을 데웠다. 쟁여놓은 커피믹스 봉지 18개를 사흘에 걸쳐 나눠 식사 대용으로 먹었다. 커피믹스가 ‘재난식량’이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갱도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지하수를 받아 마셨답니다.
 
“안전모에 달린 랜턴 배터리가 소진됐을 때 잠시 절망감을 느꼈어요. 가족의 얼굴을 생각하며 버티려 했죠.”라고 전했답니다.
 
헬렌 켈러의 말대로 ‘희망은 인간을 성공으로 인도하는 신앙’이었다. 서로 어깨를 붙이고 체온을 유지하며 삶의 의지를 놓지 않았다. 절대 놓을 수 없었다. 구조된 후 박씨는 “우리 두 사람이 힘을 합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지난 11월 4일 밤 11시쯤, 사고 발생 9일 만이자 고립 221시간 만에 무사 생환했다. 박정하씨의 말이랍니다.
 
“막 태어난 갓난아기처럼 감회가 새롭습니다. 삶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여겼었는데 많은 분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이 주어졌어요. 이제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보려 합니다.”
 
전북 남원이 고향인 박씨는 1980년 강원도 사북에 정착했다. 《강원일보》에 따르면 광부였던 장인을 따라 사북 동원탄좌에서 탄광 일을 배운 후 광부의 길을 걸었다. 2004년 11월 동원탄좌가 문을 닫을 때까지 20여 년을 일했다. 은퇴 후 가족과 함께 펜션을 운영하다 2017년 말 다시 경북 봉화로 내려가 괭이를 잡았다.
 
 “동원탄좌에서 근무할 때 ‘특수보호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어요. 붕괴 사고가 나면 구조하는 일을 했던 경험이 이번 붕괴 사고 때 큰 도움이 됐습니다.”
 
강원도 정선의 ‘우리 집’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는 광부 일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암흑 천지 221시간 동안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단다. 그는 “이제는 모든 시간을 가족과 함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산의 열악한 환경을 변화시키는 일에 나서겠다는 뜻도 드러냈답니다.

'221시간만의 생환' 박정하 광부 "동료들의 구조 믿었다"
- 2022. 11. 7.

경북 봉화 아연광산 붕괴 현장에서 무려 221시간을 갇혀있다 구출된 베테랑 광부 박정하씨(62)가 동료애와 가족생각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경북 안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박씨는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연결을 통해 고립 당시의 상황과 심정을 이야기했다. 경력 27년차인 박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보조작업자 박장건씨(56)와 함께 갱도 붕괴로 고립됐다. 이후 고립 열흘째인 지난 4일밤 11시3분 지하 갱도 295m 지점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답니다.

그는 구조 직전 상황을 설명하며 "구출되던 날 헤드램프가 깜빡거리기 시작하면서 불안감이 밀려왔다"며 "헤드램프가 완전히 꺼지고 내려와서 불을 붙여 옷을 말리며 처음으로 '희망이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마음을 먹은 지 20분도 채 안 돼서 '발파'라는 외침을 들었다는 그는 "옆 친구(박장건씨)는 아무 소리도 못 들었다고 했다"면서 "일단은 발파 소리를 들었으니 안전 모자를 쓰고 10m 뒤로 후퇴했고 그러던 중 꽝 하는 소리와 함께 불빛을 봤다"고 전했답니다.

이어 "연출된 드라마 한편처럼 뛰어오는 (구조대 광부) 청년과 부둥켜 안고 엉엉 울었다"며 고립 당시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선 "배고픔"이라고 답했다. 박정하씨에 따르면 함께 고립된 보조작업자 박장건씨는 암벽 틈에서 떨어지는 물이 몸에 받지 않아 계속 토를 하면서도 배고픔 때문에 아침·점심·저녁 그 물을 마실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사람들이 나를 포기하거나 구조를 포기하면 어떡하나는 생각은 안 들었는지"를 묻자 박씨는 "광부들의 동료애를 알기에 그런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다"고 단언했다. 그는 동료애와 가족 생각이 221시간을 버티게 해 준 원동력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정하씨는 "전국 광산들에 대한 실질적인 안전 점검을 해 달라"고 당부하며 "저도 이렇게 살아서 돌아왔는데 다른 힘든 분들도 이번 일을 계기로 열심히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답니다.

221시간 기적의 생환 광부 박정하씨가 바빠진 이유는
- 2022. 12. 4

지난 10월 26일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지하 190m 갱도에 고립됐던 광부 2명이 221시간 만에 생환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외부와 단절된 극한 상황에서 광부들은 커피믹스와 지하수로 연명하다가 극적으로 구조돼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절망에 빠진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줬다. 주인공들은 지난달 11일 퇴원 기자회견을 끝으로 공개석상에선 모습을 감췄다. 하지만 작업반장 박정하(62)씨는 '희망 전도사'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퇴원 이후 박씨는 방송 출연에 나섰다. 지난달 27일과 28일 강원 정선군 남면의 성희직 정선진폐상담소장 자택에서 KBS '한국인의 밥상' 촬영에 나섰다. '위로의 밥상'을 주제로 4시간 동안 진행된 방송에서 무쇠 불판에 구운 삼겹살과 황태백숙, 미역국이 밥상 위에 등장하자, 박씨는 "삼겹살기름을 종이컵에 받아 꿀꺽꿀꺽 마셨다"며 광부들의 생활상을 전했다.

진행자인 최불암씨가 현장에서 질문지를 별도로 작성해 박씨를 인터뷰하자, 담당 PD는 "최씨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최씨는 입원하는 동안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이 무엇인지, 퇴원한 뒤 가장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 무엇인지 물었고, 박씨는 "미역국과 청국장"이라고 답했답니다.

지난달 28일 오전 박씨는 KBS 프로그램인 '아침마당' 에 출연해 "적극적으로 회복 중"이라며 근황을 전했다. 이튿날인 29일 tvN 예능프로그램인 ‘유퀴즈온더블록’ 녹화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KBS대구 프로그램인 '2023 희망나눔'에 출연하는 박씨는 KBS의 연말 제야음악회에서 희망의 메시지도 전달할 예정이다.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아직 박씨는 매몰사고 이전의 건강상태를 회복되지 못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고 정신 없이 활동해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게 박씨가 설명한 방송 출연 이유랍니다.

실제 박씨는 아직 주변이 어두워지면 불안해 하는 증세가 남아 있다. 불도 끄지 않고 잔다. 악몽을 꾸다가 놀라서 깨는 등 트라우마 증상이 여전해 강원 태백의 한 병원에서 통원 치료 중이다. 박씨와 함께 구조된 보조작업자 박모씨도 퇴원한 뒤 서울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원치 않고 있다.

박정하씨는 '안전 전도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병원 입원 당시 정부 관계자들에게 탄광 안전 문제를 챙겨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에게 "정부의 탄광 안전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니 개선해달라"고 했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간부들에게도 "동료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좀더 신경써달라"고 당부했다. 박씨는 "40년이 지났는데도 광산의 열악한 작업 환경은 변한 것이 없다"며 "구조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안 나는 게 더욱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답니다.

‘봉화 생환 광부’ 박정하 “정신적 트라우마 커 치료받는 중”
- 2022. 11. 29

봉화 생환 광부 박정하 씨가 근황을 전했다.

11월 29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는 박정하 씨가 출연했다.

앞서 박정하 씨는 지난 10월 26일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에 고립됐다 221시간 만인 11월 4일 구조돼 대한민국에 희망을 안겨준 바 있습니다.


이날 박정하 씨는 "병원에서 나오는 날 돌도 지나지 않은 갓난아이의 심정처럼 모든 게 새롭게 보였다. 격한 감정을 받으면서 잘 버텨내며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너무 긴 시간 어둠 속에 있다 나온 정신적 트라우마가 커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제가 원래 꿈을 잘 안 꾸는데, 아내는 제가 소리 지르고 벌떡 일어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하더라. 아내가 3년 전부터 공황장애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번 일로 더 심해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가 적극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서 부담을 줄여주려고 노력 중이다"고 털어놨답니다.

또 박정하 씨는 함께 고립됐던 동료에 대해 "그 친구는 입사 4일째로,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으니 충격이 더했을 거다. 그 친구는 서울에 와서 치료를 받고 있다. 어제도 같이 저녁을 먹었다. '아침마당'에 같이 가자고 했는데 자신이 없는지 형님만 다녀오라고 하더라"고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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