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가톨릭 성직자로는 처음으로 교황청 장관직에 임명된 대전교구장 유흥식 대주교는 2021년 6월 12일 교구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장관 임명이 있기까지 일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앞으로 맡겨진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답니다.
유 대주교는 이날 교구 홈페이지에 올린 '대전교구 하느님 백성에게 전하는 서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정마로 부족한 저를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셨으리라 생각하는 마음이다"며 "저도 깜짝 놀랐던 것입니다"고 돌아봤답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도 이해하기 매우 힘든 것이다"며 "하지만, 예수님의 사랑받는 제자로 살기 위하여 '예'라는 대답을 드려야 함이 올바른 자세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답니다. 서한에 따르면 그는 지난 4월 17일 교황청 교황 집무실을 찾아갔던 것인데, 이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가 주교님을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하려고 하는 상황이니, 이곳 로마에 와서 나와 함께 살면서 교황청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일을 하면 정말로 좋겠다"며 장관직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답니다.
당시 유 대주교는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아시아의 작은 교구 주교에 불과하다며 사양의 뜻을 전했지만, 교황은 "주교님에 관한 의견을 듣고 기도 가운데 식별하였습니다"라며 비밀유지와 함께 한국으로 떠나기 전 답을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전했답니다. 유 대주교는 교황의 장관직 제안을 받은 뒤 상황을 "망치로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은 것처럼 멍한 자세였던 것이다"고 떠올렸답니다.
그는 교황에게 전할 답을 생각하느라 혼란하고 복잡한 시간을 보냈으나 결국 교황의 제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했답니다. 유 대주교는 "교황님께 연락을 드렸고, 40분 동안 마주 앉아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것이다"면서 "교황님과 눈을 마주하며 대화한 시간이 정말로 제 마음 깊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 교황님께 '예'라는 대답을 기쁘게 드렸다"고 회상했다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