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안' 역풍 책임지고 트러스 영국 총리 사임..'역대 최단기 총리' 오명 - 2022. 10. 20
영국의 리즈 트러스 총리가 같은 보수당 하원의원들의 사퇴 압력이 거세지자 결국 취임 45일 만인 20일 사퇴했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 앞 기자회견에서 찰스 3세 국왕에게 집권 보수당 당대표직 사임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규정상 영국 총리는 다수당 당대표가 자동으로 맡게 돼 당대표 사임은 총리직 사퇴로 연결된답니다.
트러스는 보수당 당대표 경선을 총괄하는 평의원협의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과 기자회견에 앞서 1시간 동안 면담해 사임 가능성이 대두되었다. 총리는 "내주 안에 당대표 선거를 치르기로 브래디 위원장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9월6일 취임했던 트러스 총리는 엘리자베스2세 여왕 서거와 장례식으로 8일~19일을 보낸 뒤 23일 운명적인 감세안을 발표했고 결국 300여 년 영국 의원내각제 사상 최단명 총리가 되고 말았답니다.
앞서 지난 17일 트러스 총리의 새 재무장관이 된 제러미 헌트 의원이 취임 사흘 만에 전임 재무장관과 트러스 총리가 야심차게 발표했던 '감세를 통한 경제성장안' 대부분을 취소시켰다.
당시 헌트 재무장관은 정부는 시장을 통제할 수 없지만 공공 재정에 관한 명확성을 줄 수 있다면서 감세안 주요 조항의 철회를 발표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와 시장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해 출범한 지 얼마 안 되는 새 정부의 핵심 경제안을 번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랍니다.
헌트 장관은 소득세 최저구간 세율을 19%로 내리는 안을 취소해 현행 20%로 무기한 확정시키고 가계의 에너지 부담이 평균 연 2500파운드가 되도록 2년 동안 정부 지원을 통해 실시하려던 에너지비 동결을 내년 4월까지 단 6개월로 축소했다.
이밖에 국민보험료 인하 및 부동산 최초구입자의 취등록세 면제 안 등을 모두 없는 것으로 했숩나다.
즉 트러스 총리와 전임 콰시 콰르텡 장관이 내놓았던 '세금는 덜 내고 정부지원은 더 받는' 언듯 국민들에게 좋은 조치를 의회 법제화 전에 무효로 한 것이다.
9월6일 취임했던 트러스 총리는 콰르텡 재무장관과 함께 9월23일 정식 예산안 구성도 없이 '미니 예산안' 형식으로 경제성장안을 발표했는데 연 450억 파운드(73조원)의 감세가 핵심이었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다른 예산지출 삭감도 없고 세수 보충을 위한 증세도 전혀 없는 감세 예산안은 결국 대규모 신규 국채발행으로 이어지고 이는 9.9%인 인플레를 다시 급격히 올려버릴 것으로 보고 영국 자산 '싸게 정리하기'에 나섰답니다.
파운드화가 1달러 당 1.1달러에서 1.03달러까지 가치 폭락했고 국채 가격 역시 30년 만기물 수익률 5%대 등으로 급락했다. 영국은행이 국채 무기한 매입으로 진정되는 듯 했으나 근본적인 정부 불신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거기다 IMF 등 국제기구와 미국 정부가 외교적 완곡어법을 넘어 직설적으로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을 잘못된 것으로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투자 여력이 있는 부자와 기업 감세로 높은 성장률을 유인한다는 '낙수이론'을 신봉한 트러스 총리였지만 결국 소득세 최고구간 세율 45% 폐지를 취소했으며 14일 법인세를 25%에서 19%로 내린다는 안도 포기했다.
그러면서 막역지기인 콰르텡 의원을 재무장관 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총리 경선에서 라이벌 리시 수낙 전재무장관을 밀었건 제리미 헌트 전외무장관을 전격 기용했답니다.
헌트 장관은 17일 연설에서 여러 감세안 취소로 다시 연 320억 파운드(52조원)의 세금이 걷힐 것이며 에너지비 보조를 대폭 줄이면서 재정 적자가 크게 개선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비 보조를 원안대로 할 경우 연 600억 파운드(97조원)의 재원이 소요된다.
헌트 장관의 과감한 번복과 취소로 영국 금융시장과 파운드화는 안정을 찾을 수도 있지만 야심찬 미니 예산의 골간이 거의 모두 뜯겨지고 무너져버린 트러스 총리의 정치적 위치는 한층 불안정하고 취약해졌답니다.
이로부터 사흘 동안 보수당 하원의원 10여 명이 공개적으로 트러스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으며 수십 명이 당대표 신임투표 및 새 경선을 요구하는 서한을 평의원협의회에 보냈다. 19일 하원에서 노동당 제의의 석유프래킹 개발금지법 안 투표를 두고 40여 명이 반대 당론을 무시하는 투표를 했다. 이를 트러스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로 간주하는 분위기 속에서 내각 넘버3인 수엘라 브래이버맨 내무장관이 총리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글과 함께 사임했다.
영국 언론에 트러스 총리의 사임이 '몇' 시간 문제라는 기사들이 줄을 이었다가 결국 오전 11시반 사임이 발표되었다.
보수당 당대표 경선은 본래 2단계로 보수당 현역 하원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인기' 투표로 일정수 이상의 후보 추천을 받은 출마 의원들을 최종 2인으로 좁힌 뒤 한 달 이상의 일반당원 우편투표를 치러 최종 결정한답니다.
전임 보리스 총리는 7월5일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과 리시 수낙 재무장관 등 자신의 내각 주요 장관들이 사퇴를 주장하며 연속 사퇴하자 7월7일 사임을 발표했고 당대표 경선이 곧바로 시작되어 22일 수낙과 당시 외무장관인 트러스 의원이 최종 2인 후보로 결정되었다. 이후 한 달 보름이 넘는 유세와 당원 투표가 뒤따라 9월5일에야 2위인 트러스가 신임 당대표와 후임 총리로 결정되었다.
그 기간이 너무 길었고 359명의 보수당 하원의원들의 선택과 16만 일반 보수당 당원들의 선택에 큰 괴리가 있었다. 트러스는 인기 투표에서 5차례 중 계속 3위에 머물다가 마지막에 2위로 올라왔고 당원 우편투표에서 58%의 득표로 리시를 물리치고 총리가 되었답니다.
총선 같으면 인구 6800만 명의 영국 총유권자 5100만 명이 650개의 소선구로 의원을 선택하고 다수당을 결정해서 그 다수당의 당대표가 총리가 되는데 트러스는 의원이 아니라 일반 보수당 당원들 지지 덕분에 총리가 된 셈이다.
이에 따라 내주에 있을 신임 보수당 당대표 및 후임 총리 경선은 7월10일~9월5일의 장기 경선이 아닌 초단기 경선 식으로 변칙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수당보다 하원의원 수가 130명이나 뒤지는 제일야당 노동당은 트러스 몰락 조짐이 보이면서 2024년 12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당겨 즉시 실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노동당은 보수당보다 2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보수당은 조기 총선은 응해서는 안 되는 도전으로 보고 신속하게 후임 총리를 선정하려는 태세다. 하원의원들이 트러스 총리의 사퇴를 요구해온 것은 이대로 가면 자신의 소선거구 선거 패배가 불보듯 뻔하기 때문으로 야당의 조기 총선 요구를 막고 트러스가 무참하게 까먹은 보수당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온건하고 경험 많은 중진을 새 총리로 선호할 수 있습니다.
2019년 총리 경선에서 존슨에게 패했던 제러미 헌트 현 재무장관은 장관 취임 때부터 후임 총리의사가 없다고 명확히 말했다. 리시 수낙 전재무장관, 벤 월러스 국방장관, 페리 모돈트 다수당 원내총무 및 마이클 고브 전 주택장관 등의 중진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틀 전 당원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같은당 하원의원들과 자신의 내각 장관들에게 쫓겨난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1위에 올라 있었다.
영 재무 "감세안 대부분 뒤집어"..트러스 총리 생존위기 더 심화 - 2022. 10. 18
제러미 헌트 영국 신임 재무부 장관이 리즈 트러스 총리의 경제정책을 대부분 폐기하자 금융시장은 환영했지만 트러스 총리는 시시각각 더 위태로워지고 있다.
헌트 장관은 '사실상 총리', 트러스는 '이름만 총리'라는 굴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당내에서 공개적으로 사임을 요구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헌트 장관은 17일(현지시간)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을 대부분 되돌릴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헌트 장관은 영상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소득세율 인하를 취소하고 에너지 요금 지원은 축소한다고 말했다.
최저 소득세율을 20%에서 19%로 낮추는 시기를 1년 앞당기려던 것을 아예 취소해버리고 경제 여건이 될 때까지 무기한 동결한다고 말했다.
또 보편적 에너지 요금 지원을 2년에서 6개월로 단축하고 내년 4월부터는 취약계층 위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표준 가구 기준 에너지 요금을 2년간 연 2천500파운드(약 400만원)로 제한할 계획이었다.
배당세율 인하, 관광객 면세, 주세 동결 계획 등도 모두 뒤집었습니다.
다만 이미 의회를 통과한 주택 취득세율 인하와 소득세 격인 국민보험 분담금 비율 인상 취소는 예정대로 간다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지금까지 취소된 감세정책 규모가 연 320억파운드(32조원)라고 말했답니다.
그는 오후에 의회에 출석해서는 경제 자문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3%로 확대하는 계획에 관해 확답을 하지 않고 막대한 이익을 거둔 에너지 기업에 부유세를 걷는 방안에 관해서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트러스 총리의 정책 방향을 더 바꿀 것임을 재차 시사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연 450억파운드(73조원) 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예산을 발표했답니다.
이 중 상당수는 전 정부에서 발표한 증세 계획을 취소하는 내용이었다.
재정 전망 없이 감세안이 발표된 뒤 금융시장이 불안감에 요동치자 트러스 총리는 부자 감세와 법인세율 동결을 철회하며 두 차례 정책 방향 유턴을 했다.
헌트 장관은 정부는 경제안정 책임이 있으며 공공 재정 지속가능성에 관해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세를 위해서 나랏빚을 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세금과 공공지출에 관해 어려운 결정을 더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임명된 헌트 장관은 예산안 일부를 예정보다 2주 앞당겨 발표했다. 이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다.
당초 쿼지 콰텡 전 재무부 장관은 10월 31일에 예산안과 함께 독립기구인 예산책임처(OBR)의 중기재정전망을 함께 내놓을 예정이었다. 전체 예산안과 OBR 중기재정전망은 예정대로 발표된답니다.
트러스 총리를 향한 불신으로 크게 흔들렸던 금융시장에선 파운드화와 국채 가격이 오르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운드화의 달러 대비 환율은 한때 2.2% 올랐고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37%로 0.40%포인트 넘게 하락했답니다.
반면에 트러스 총리의 위기는 더 심각해지는 듯하다.
영국 언론들은 트러스 총리의 감세를 통한 성장 공약이 거의 다 폐기되며 자리를 지킬 명분이 사라지고 있고 헌트 장관이 사실상 총리처럼 보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관해 트러스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서 "영국 국민이 안정을 원하고, 그것이 우리가 경제 여건 악화로 인해 직면한 심각한 문제에 대응하는 이유"라며 "성장을 위한 새로운 경로를 짜기 위해 조처를 했다"고 말했답니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총리가 의견을 듣고 시장안정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지난 주말 재무장관과 만나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헌트 장관은 어려운 결정과 관련해서 트러스 총리가 전면 지지했다고 밝히면서 본인이 자유롭게 추진했음을 시사했다.트러스는 '이름만 총리'라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당내에서도 트러스 총리를 향한 사임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공개적으로 사임을 요구한 보수당 의원이 이날 2명 추가돼 5명으로 늘었다.
이에 앞서 데일리 메일은 보수당 의원 100명 이상이 이미 불신임 서한을 보낼 준비를 마쳤으며 이번 주 후반 트러스 총리를 내쫓을 것이라고 보도했답니다.
이를 위해 취임 1년 내 불신임 투표를 할 수 없는 규정을 바꾸려고 한다는 것이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야당이 신청한 긴급 질의에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를 대타로 내세워서 책임을 피한다는 비난을 받았는데 이후 총리실은 그가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과 만나고 있었다고 밝혔답니다.
1922 위원회는 불신임 투표와 당 대표 투표 등을 관장하는 점을 고려하면, 사전 계획된 회동이었다는 설명해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심상치 않아 보인다.
英 콰텡 재무장관 38일만에 경질.. 트러스, 감세정책 접었다 - 2022. 10. 14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최근 감세 정책을 둘러싼 정부 내 혼선에 대한 책임을 물어 쿼지 콰텡 재무장관을 14일(현지 시각) 전격 경질했다. 지난달 23일 450억파운드(약 70조원) 규모의 감세 정책을 발표한 이후 영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금융 대란’을 겪은 지 20여 일 만이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법인세 인상안을 원래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답니다.
콰텡 장관은 이날 미국 방문 중 급거 귀국, 트러스 총리를 만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장관직 사임 요구를 받았으며,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지난달 6일 재무장관으로 임명된 지 38일 만이다. 더타임스는 “콰텡 장관은 지난 1970년 취임 30일 만에 심장마비로 사망한 이에인 머클라우드 전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단명한 재무장관이 됐다”고 전했다.
영국 언론은 “콰텡 장관의 퇴진은 트러스 내각의 대표 경제 정책인 감세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콰텡 장관은 법인세율을 현재 19%에서 25%로 올리는 인상안을 백지화하고, 소득세율을 대폭 낮추는 한편, 부동산 취등록세도 절반 수준으로 깎아 주는 것을 골자로 한 ‘미니 예산안’을 추진해 왔다. 감세를 통해 영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트러스 총리의 소신에 따른 것이었답니다.
하지만 줄어드는 세수만큼 정부의 씀씀이를 줄이거나, 다른 세원을 개발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 없이 감세안만 발표하자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당장 영국 국채 발행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영국 국채 가격이 급락(금리는 급등)했고, 파운드화 가치도 한때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감세안 추진이 영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만 높이는 결과로 돌아오자 야당은 물론 보수당 내에서도 감세 정책을 폐기하라는 압력이 고조됐다. 영국 정부는 지난 3일 감세 정책 패키지(묶음) 중 하나인 고소득자에 대한 감세안을 포기했습니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오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관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법인세 인상안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트러스 총리는 “이를 통해 연간 180억파운드(약 29조원)의 추가 세수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신임 재무장관에 제러미 헌트 전 외무장관을 임명했다. 헌트 전 장관은 지난 보수당 대표 선거에서 트러스 총리의 경쟁자인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을 지지했으며, 최근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 예산안이 발표된 후 금융 시장이 요동치자 트러스 총리 비판에 앞장서기도 했답니다.